2024년을 준비하던 지난해 겨울 한 대학의 전지훈련 장소를 찾았을 때다. 해당 도시에서 12개 1부 대학이 모두 참가하는 스토브리그 개최 의사가 있다고 했다.
이후 스토브리그 개최는 기정 사실로 바뀌었고, 한국대학농구연맹은 최근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 장소인 경상북도 상주시를 첫 스토브리그 개최 장소로 결정했다.
상주시는 초중고 스토브리그를 열고 있는데 여기에 대학까지 유치해 농구에 한해서는 최고의 스토브리그 도시로 떠올랐다.
지난 3일 막을 올린 2025 한국대학농구연맹 상주 스토브리그는 예선과 결선 토너먼트를 거쳐 연세대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단국대가 준우승을 차지했다.
각 대학 감독들은 처음 열린 스토브리그를 어떻게 바라볼까?
김태진 명지대 감독은 “겨울 대회를 열어야 한다는 걸 12개 대학 감독들과 대학연맹의 공감대가 형성이 되었다. 첫 대회가 성공적이지만, 보완할 점이 있다”며 “1월과 2월 개최 시기 이야기가 나오고, 대학연맹에서는 대회 규모를 키우려고 한다. 공감대가 이뤄져서 내년에도 잘 만들어갔으면 한다”고 개최 시기 관련 의견이 나뉘고 있다고 전했다.
고승진 상명대 감독은 “스토브리그는 일정이 좋았다면 더 좋은 경험이었을 거다”며 “고등학교와 연습경기를 하면 모든 게 잘 되는 것처럼 보인다. 대학과 경기에서 뭐가 부족하고, 수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인다. 너무 괜찮았다”고 김태진 감독과 비슷한 의견을 밝혔다.
주희정 고려대 감독 역시 한양대와 스토브리그 개막 경기에서 승리한 뒤 “시기상 조금 안 맞는 거 같다”고 했다.
이호근 동국대 감독은 “동계훈련 겸해서 스토브리그를 한다. 고등학교 팀과 연습경기를 하는 것보다 힘이 있고 신장이 있는 대학 선수들끼리 경기를 하는 게 의미있는 대회다”며 “올해는 날짜가 설 연휴 때문에 영향도 있었다. 대학마다 잘 맞출 수 있는 대회 기간을 정했으면 한다. 대회가 끝난 뒤 해외 전지훈련을 가니까 시간이 촉박하다. 팀마다 다르겠지만, 1월 20일 즈음 대회를 한다면 그 다음에 전지훈련을 갈 수 있는 팀은 갈 수 있다”고 1월로 당겼으면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윤호진 연세대 감독은 “예산이나 신입생 활용 등 학교 입장이 다르다. 대회 날짜를 더 빨리 인지하고 준비를 했다면 좋았을 거다”며 “시기와 일정은 연맹 상황도 있고, 각 학교마다 특수한 환경이 있어서 각 학교가 맞춰야 한다. 일찍 하면 일찍 하는 대로, 늦게 하면 늦게 하는 대로 장점이 있다. 첫 대회를 했으니까 소통한다면 각 학교가 준비를 더 잘 할 수 있다. 연습이 되려면 뒤로 늦추는 게 맞다”고 했다.
석승호 단국대 감독은 “지금 이 시기가 아니면 하기가 어렵다. 2월 중순 즈음 정산을 끝나야 한다. 그 이후 예산을 쓰지 못한다. 다른 팀과 이야기를 하니까 조금 더 당겨서 하자고 하고, 조금 더 늦춰서 하자는 분도 있다. 일정을 맞추기는 쉽지 않다”며 “조금 일찍 하면 동계훈련을 하다가 와야 한다. 조금 늦게 하면 예산 등과 안 맞는다. 대학마다 예산 결산 시기가 똑같지 않다. 12월 중순에 정산을 마감하는 대학도 있다”고 예산 문제로 지금보다 더 늦추는 건 힘들다는 내다봤다.
대학농구리그는 보통 3월 중순 개막한다. 이를 감안할 때 KBL 컵대회처럼 2월 말에 스토브리그를 시범경기 형식으로 개최하는 게 최상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일부 대학은 해외 전지훈련을 2월 중순이나 하순에 간다. 여기에 예산 결산 시기까지 고려하면 2월 말 스토브리그 개최는 힘들어 보인다.
모든 대학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대회 개최 시기를 찾는 건 숙제지만, 여자 대학부까지 포함시켜 대회 규모를 키운다면 스토브리그는 대학농구가 팬들의 관심을 더 받을 수 있는 대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진_ 점프볼 DB(이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