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옵션 노장 외인이 팀을 중심을 잡고 신인 가드들은 내외곽을 날아다닌다. 리그 적응을 마친 아시아쿼터 선수는 1옵션 외인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창원 LG는 새로운 완전체 전력을 만들어 가고 있다.
LG가 비시즌에 구상한 베스트5와 지금의 주전 전력은 많이 다르다. 시즌 초반 허벅지를 다친 두경민은 부상 여파로 팀 훈련에도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전성현은 부상 후유증과 체력 문제 때문에 식스맨으로 뛰는 중이다. 공격의 주축인 아셈 마레이는 부상으로 이번 시즌 경기의 절반도 뛰지 못했다. 조상현 LG 감독은 “우리가 언제 완전체가 될지 모르겠다”라며 “빠진 선수들이 빨리 돌아와서 완전체로 선두권 팀들과 제대로 붙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뎁스는 좋은데 부상이 너무 잦았다. 이로 인해 LG의 성적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시즌 초반 8연패를 하며 리그 9위까지 떨어졌다가 직후 8연승으로 다시 날아올랐다. 연승이 끊긴 후에는 후반전 집중력 약화로 아슬아슬한 경기를 했다. 막판에 점수를 따라잡혀 간신히 승리를 지켜내거나 통한의 역전패를 당하곤 했다.
LG는 시행착오를 거치며 이기는 법을 터득하고 있다. 지난 13일 수원 KT와의 경기에서는 78-70으로 연승을 달리며 리그 4위로 올라섰다. 대릴 먼로의 활약이 빛났다. 먼로는 18득점 1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골 밑을 든든하게 지켰다. 허일영도 1쿼터에 3점 슛 4개를 몰아치며 베테랑의 힘을 보여줬다.
조 감독은 “먼로는 팀의 컨트롤타워”라며 “‘먼로 형님’이 이제 나이가 마흔이라 높이나 체력적인 부분에서 힘들 텐데도 마레이가 없는 상황에서 꾸준히 3연전을 잘해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 감독은 허일영에 대해 “필요할 때 너무 잘 쓰는 선수”라며 “나랑 선수 생활도 같이했기 때문에 크게 말을 안 해도 내가 원하는 부분을 잘 잡아준다”라고 칭찬했다.

LG는 양준석과 유기상, 칼 타마요 등 20대 초반의 특급 신인을 다수 보유한 팀이기도 하다. 타마요는 지난 9일 서울 삼성전에서 37득점을 폭발시키며 역대 KBL 아시아쿼터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을 썼다. 연세대학교에서 합을 맞췄던 양준석과 유기상은 프로에서 한 팀으로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양준석은 전날 경기 후 유기상에 대해 “기상이가 대학 때에는 슛만 쏘는 선수였는데 프로에 와서 수비를 너무 잘 한다. 상대 선수들이 기상이를 피해다닐 정도”라며 “볼 컨트롤과 2대2 연습을 많이 하면 최고의 선수가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8연패를 겪으며 선수들도 더 단단해졌다. 양준석은 “8연패 때 2포제션 정도로 졌던 경기가 많은데 그때는 승부처에서 해결을 안 하려고 도망다녔다”라며 “그 이후 승부처에서 적극적으로 하려고 하니 연승을 하더라. 결과가 어떻게 되든 책임지려는 태도를 갖게 됐다”라고 말했다. 조 감독도 “선수들이 이제 승부를 즐길 줄 안다”라고 말했다.